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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빠리.아베.위안부망언.우리대응!..

바람처럼 어디로 갈거나 2007. 2. 13. 20:15

                          

위안부 문제로 전 세계가 논쟁중이다. "위안부 강제 동원이 없었다"는 아베의 망언에 대해 하워드 호주 총리가 '구차스런 변명은 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뉴욕타임스도 아베 총리의 망언이 아시아와 미국에 분노를 촉발했다고 전했으며, 독일 언론도 아베 총리가 내정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성노예들을 착취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비난했다. 급기야 캐나다 의회에서도 웨인 마스턴 의원의 발의로 위안부 결의안이 추진된다고 한다.

 

위안부문제가 이렇게 국제적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미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 통과가 추진 되기 때문이다. 2006년 12월 혼다의원을 비롯해 6명이 공동으로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했는데, 소위를 통과하고 하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전의 발의안은 결의안에 부정적이었던 데니스 해스터트(공화) 하원의장이 상정을 미루는 바람에 폐기되었는데 민주당이 장악한 이번 의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통과 확률이 높다고 한다. 낸시펠로시 하원의장도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한다.

 

미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결의안이 강제성은 없지만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키면서 일본은 과거사 청산에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일본은 그간의 결의안을 로비를 동원해 무산시켜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아베총리 및 자민당의원들의 4월 미국 방문도, 위안부 결의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미국이 나서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캐나다도 결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호주 총리가 일본총리에게 경고를 하고, 각국의 언론이 일본을 비난하는데 정작 당사자격인 한국에선 너무 조용하다. 아베총리가 그렇게 망언을 해대는 데 노무현대통령이 맞받아쳤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야당의 유력정치인들도 별 말이 없다. 이쯤되면 그런 정치인들을 질타하는 언론의 소리도 있을 법한데 그것도 없다. 이럴수가 이런 국가 중대사를 두고 모두 침묵의 카르텔을 짰단 말인가? 

 

미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여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여론의 호응을 받으려면 또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문제를 압제자 일본과 희생자 한국의 식민지 문제로 부각시키면 미국 여론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까? 미안하지만 씨알도 안먹힌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인들은 위안부 문제를 양국사이의 지역분쟁으로 인식하고 끼어들려 하지 않는다.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여론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보다 보편적인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결의안을 발의한 혼다의원이 내세운 것이 아시아 여성문제다. 아시아 여성 성폭력문제의 근원에 위안부 문제가 있는데, 그걸 청산해야 아시아 여성의 성폭력문제 해결이 시작 된다는 명분이다.

 

그렇다면 결의안을 무산시키려면 위안부문제를 지역분쟁으로 만들어 버리면 된다. 그렇다. 이게 바로 일본의 전략이다. 미국정치인으로 하여금 시끄러운 한일 양국간 문제에 괜히 끼어들었다는 느낌이 들게 하여 외면 해버리게 하는 것이다. 아베 등의 일본정치인이 연일 망언을 하는 것도 한국의 유력자를 이런 분쟁의 링으로 불러 들여 위안부문제를 양국간 역사외교분쟁으로 만들려는 속셈도 있다. 일본의 전략은 한마디로 ‘떠들기’다.

 

이제 왜 한국이 침묵하는지 아셨을 것이다. 일본의 떠들기 전략에 한국은 무대응 전략이다. 일본의 언론과 정치인들이 아무리 떠들고 링으로 올라오라고 약 올려도 한국은 입을 꾹 닫아야 한다. 입을 여는 순간 일본은 그걸 꼬투리 삼아 더 떠들고 설전은 확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위안부 결의안은 보편적 명분을 잃고 양국간 분쟁으로 인식되게 된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 한국정치인과 언론은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호주나 독일 등의 외국 정치인과 언론이 떠들게 만들어 양국간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문제임을 인식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번 결의안 통과의 주역 중의 하나인 한인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소장이 <뷰스앤뷰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 미국정치의 작동 방식은 한국정치와 다르다. 일본군위안부결의안에 대해 일본 정부와 로비스트들이 한.일 정부간 대결로 끌고가려 하고 있다. 한국 정치인들이 자꾸 끼어들려하는데 그러면 일본측의 의도대로 결의안이 무산된다. 한국 정치권이 개입하면 안된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시민 풀뿌리정치력과 일본 로비스트의 싸움이 돼야 한다"

 

“위안부결의안, 한국 정치인 나서면 역풍”  ← 원문기사

 

워싱턴한인연합회 등 미국내 한인단체 회원들이 29일 밤(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한 레인 에번스 의원(민주. 일리노이주)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한 애번스의원을 이어 혼다의원이 이번 결의안을 올렸다. ⓒ 국정브리핑

 

현재까지 한국의 정치인과 언론은 전략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침묵의 카르텔을 잘 지키고 있다. 아베가 아무리 떠들어도 거기에 맞대응하는 정치인은 없다. 보통 때 같으면 버르장머리 없다니 하며 비난을 주고 받으며 외교적 사건이 되었을텐데 그 정략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언론도 의외로 차분하다. 그냥 중계만 하고 있는 정도다. 정치인의 미약한 대처를 따져 반일 발언을 부추기지도 않는다.

 

현재 위안부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은 65명이 넘었다. <뷰스앤뷰스>와의 통화에서 김동석 소장은 “65명이면 이것은 거의 통과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다. 김동석 소장은 시간을 끌면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했는데, 3월말에 통과되기로 한 위안부결의안이 아베총리의 방미 후인 5월로 연기되었다. 일본총리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민당의원들도 결의안 표결처리 이전에 대거 몰려온다. 막판 일본의 극심한 로비가 예상된다. 거기에다 한국의 정치인도 워싱턴에 몰려간다고 한다. 김동석 소장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이 한국정치인이다. 자칫 공명심에 사로 잡혀 판을 깰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에 가시겠다는 한국정치인들은 좀 말려야 할 것 같다. 위안부문제를 한일 양국 분쟁화 시도하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짓 할까 걱정이다. 열심히 일하는 김동석 소장 가슴 졸이게 하지 말고 그냥 한국에서 지켜보시면 어떨까 싶다. 일본 총리와 자민당 의원들이 떠들어 대고 미국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정치인은 우리가 못 가게 못 떠들게 할 수 있다. 결의안 통과에 부정적인 요소 중 하나는 우리가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 미국 왠만하면 가지 말자. 그리고 시민들은 일본망언 규탄한다고 일장기 찢고 그러지 말자. 그거 오히려 일본을 도와주는 거다. 일본언론이 '민족감정에 사로잡힌 과격한 한국인'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미 여론을 반전시킬 수도 있다. 

 

조용히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한테 박수쳐주자. 이 법안을 발의한 일본계 혼다의원도 마음 속으러 격려하자. 그게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행동일 것 같다.